추창민 감독의 광해 : 왕이 된 남자는 2012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역사극으로 왕권이 약했던 광해군 시기에 승정원일기에 기록되지 않은 15일 간 일어난 일을 상상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음모와 계략이 판치던 당시 조선 왕실의 모습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매력적인 줄거리와 출연진들의 뛰어난 연기가 어우러져 개봉 당시 크게 흥행했었습니다. 역사극에서 이미 많이 다루어졌던 광해군의 이야기를 재해석하여 만든 이 영화를 이 글에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두 명의 광해
영화 광해는 왕 광해와 똑같이 생긴 비천한 신분의 만담꾼 하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이병헌이 하선과 광해 두 명의 역할을 동시에 맡았습니다. 영화는 암살 위협에 시달려 편집증적 증상을 보이는 왕 광해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물을 내세워 자신을 보호하자는 계획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도승지 허균(류승룡)을 시켜 자신과 똑같은 인물을 찾아내었고 그에게 왕의 말투와 걸음걸이까지 배우게 합니다. 마침 광해가 쓰러지면서 하선의 역할이 길어지게 됩니다. 하선은 갑자기 왕이 되어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맨 처음에는 광해의 허수아비가 되어 눈만 꿈뻑꿈뻑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중전(한효주)이 난처한 상황에 놓여있으면 도와주기도 하고 궁에서 일하는 아이가 처한 부조리한 상황에 분노하기도 합니다. 암살 위협에 오랫동안 시달려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운 성격을 가진 실제 광해와 달리 하선의 성격은 인자하고 따뜻합니다. 그래서 역모를 꾸미던 신하들은 그가 진짜 광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역모를 꾸미던 신하들이 군사들을 이끌고 광해를 찾아왔을 때 마침 진짜 광해가 깨어나 위기를 모면합니다. 도망간 하선을 죽이라고 광해는 명령합니다. 하지만 광해를 지키던 호위무사는 하선을 실제 임금처럼 존경하게 되어 그 대신에 죽습니다.
권력과 부패
영화 광해는 조선 조정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깊이 파고듭니다. 권력을 가지기 위해 부패한 신하들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비겁해진 왕의 모습을 비판합니다. 이 영화는 믿을 사람 하나 없는 위태로운 궁궐 내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신하들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왕권을 위협하고 역모를 꾸밉니다. 하선의 눈을 통해 관객들은 권력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권력 싸움에 백성들의 삶은 뒤로 밀려나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선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광해의 꼭두각시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차 자신의 의지로 진정한 왕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정치 역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는 다른 계산 없이 옳은 일을 해내고, 백성들을 진심으로 위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권력을 탐하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연민과 공정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하선의 모습을 통해 권력을 빼앗거나 지키기 위해 정의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또 광해는 권력자가 내린 결정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을 위한 옳은 정책을 펼치려는 하선의 시도는 권력자의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영화적 우수성
영화 광해는 기술적, 예술적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궁궐과 조선 시대의 유행을 반영하는 정교한 의상을 세심하게 재현했습니다. 이로서 17세기 조선을 고증을 통해 관객들이 잘 느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태윤 촬영감독은 빛과 그림자를 능숙하게 활용하여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웅장한 궁궐의 내부와 삭막한 백성들의 삶의 대비는 영화를 더욱더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관객들은 이러한 연출과 세트 디자인 덕분에 영화 광해의 세계관에 빠져들 수 있게 됩니다. 모그가 작곡한 영화 음악은 관객들이 영화 경험을 더욱더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한국의 전통 악기와 현대적인 오케스트라 악기들이 함께 사용된 음악은 감정적 효과를 더 배가시킵니다. 정적인 순간과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 모두에 효과적인 음악이 깔려 영화의 감정적 울림은 더욱 증폭됩니다.
결론
영화 광해 : 왕이 된 남자는 역사극이면서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하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도 좋은 자리를 만나면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펼칠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이병헌의 탁월한 연기로 흥미진진한 광해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도승지 허균, 중전 등 많은 인물들이 진짜 광해가 아닌 광해를 연기하는 하선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를 진정한 왕으로 인정하게 됩니다. 진정한 왕이란,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일까요?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 광해를 당신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