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기 감독의 족구왕은 2013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족구라는 운동은 대한민국 남자로 군대를 다녀왔다면 한번쯤은 해보았을 운동입니다. 이 운동을 소재로 대학생의 사랑과 우정을 다루며 웃음을 주는 기발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응답하라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안재홍이 맡았습니다. 안재홍의 코믹 연기는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합니다. 그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날 정도입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안재홍을 캐스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배우 안재홍의 시작인 이 영화에 대해 이 글에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기발한 이야기
영화는 군 복무를 막 마치고 돌아온 대학생 홍만섭(안재홍)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식품영양학과에 복학한 만섭은 족구장부터 찾습니다. 족구의 인기는 이미 시들었고 족구장은 테니스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족구를 좋아하는 친구 창호와 함께 족구장 재건립 운동을 교내에서 벌입니다. 그러던 중 영어 수업에서 본 아름다운 여대생 안나(황승언)에게 한눈에 반해 팀 과제를 같이 하자고 제안합니다. 안나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 강민을 자극하기 위해 그러자고 수락해 버립니다. 만섭은 어디로 보나 남자로서 매력은 완전히 없습니다. 만섭의 룸메이트인 형국은 만섭의 족구에 대한 열망을 보고 혀를 차며 공무원 준비나 하라고 말합니다. 형국의 옛 여자친구인 고운은 족구장 건립 운동마다 나타나 훼방을 놓습니다. 알고 보니 형국은 족구를 너무 좋아하여 학업을 등한시했고 이 때문에 고운과 헤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 형국은 족구를 아예 끊고 공무원 시험 준비만 합니다. 안나의 전 남자친구 강민은 아직 안나를 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강민은 전 축구선수로 가난에 허덕이면서도 벤츠를 몰고 다니는 허세가 가득한 남자였습니다. 강민은 안나와 만섭의 사이를 의심하고 만섭에게 시비를 겁니다. 만섭은 강민에게 족구 시합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만섭과 강민의 족구 시합은 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에 삽시간에 퍼집니다. 이 영상이 인기를 얻어 교내에 족구 바람이 붑니다. 교내 체육대회 족구 부문에 신청자가 폭주하며 족구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만섭은 자신의 친구 창호와 살을 빼기 위해 족구를 하는 미래와 함께 팀을 이루어 족구 대회에 출전합니다. 만섭의 활약으로 결승전까지 가지만 결국 만섭의 체력과 신체에 문제가 생기며 위기에 봉착합니다. 위기 순간마다 창호와 미래가 활약을 하고, 형국이 대체 선수로 뛰어주며 만섭의 팀은 결국 승리하게 됩니다. 승리한 순간 창호와 미래가 키스를 하며 사랑을 확인하고 고운과 형국이 키스를 하며 재회합니다. 어처구니없어하는 만섭의 눈앞에서 강민과 안나가 키스하며 재회합니다. 족구의 열기가 식은 캠퍼스에 페퍼톤스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어처구니없는 유머
족구왕은 B급 개그가 가득한 영화입니다. 안재홍의 코믹 연기는 매우 훌륭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배꼽을 잡게 만듭니다.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의 체격과 어리바리한 표정은 족구라는 마이너 한 운동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족구 때문에 헤어진 형국과 고운의 이야기도 우습습니다. 어떤 커플도 족구 때문에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영화는 족구라는 소재를 과장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림축구처럼 갑자기 날아오르는 만섭의 액션도 너무 뜬금없고 웃깁니다. 마지막에 만섭의 활약으로 족구 대회 우승을 한 순간 펼쳐지는 세 커플의 키스 장면도 어처구니 없습니다. 만섭은 사랑을 얻기 위해 족구 대회에 진심을 다해 노력했지만 결국 만섭만 제외하고 모두 커플이 되었습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었습니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입니다. 학교 퀸카라는 안나도 어딘가 모르게 나사가 빠져 보입니다. 형국의 전 여자친구 고운도 교정기를 끼고 어그 부츠를 신고 다니며 어딘가 모르게 이상해 보입니다. 이런 이상하고 뭔가 부족해 보이는 캐릭터들이 사랑스럽게 보이며 웃음을 자아냅니다.
진심 어린 메시지
족구왕은 단순히 웃음을 주는 코미디 영화가 아닙니다. 웃음 안에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하자라는 것입니다. 극 중 형국이 만섭에게 묻습니다. 너는 족구를 왜 하느냐고. 만섭은 간단히 말합니다. 좋아서 한다고. 안나는 전 남자친구가 고시원에 살면서 다른 사람의 눈 때문에 벤츠를 몰고 다니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순간 강민에게 일갈합니다. 남의 시선이 무엇이 중요하냐고. 만섭은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산다고. 형국과 강민은 우리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하고 싶은 것은 뒤로 미루고 우선 취업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걱정하고 남들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삽니다. 이 영화는 그렇게 살다가는 지루한 삶을 산 한 사람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극 중 만섭은 본인이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합니다. 만섭이 암으로 죽을 때 천사가 나타나 이 세상에서 가장 지루하게 산 사람이 죽는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만섭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고 산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왔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주저 없이 고백했고 하고 싶었던 족구를 실컷 했습니다. 내일 죽는다면 당신은 오늘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결론
이 영화는 청춘들에게 바치는 작품입니다. 취업이 어려워 취미는 버려둔 채 앞만 보고 달리는 청춘들이 너무 가엽습니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이런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전달하는 능력이 매우 출중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웃기고 감동적으로 만든 주역은 누가 뭐라해도 안재홍일 것입니다. 안재홍은 이 영화에서의 코믹 연기로 재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캐스팅되어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마스크걸, 리바운드 등의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펼치며 지금까지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재홍의 시작을 알린 이 영화를 당신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