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개봉한 영화 유전은 아리 애스터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이 영화로 현대 호러 영화 장르에서 주목받는 감독이 되었습니다. 불안한 분위기와 공포를 끌어올리는 연기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오컬트 장르의 경계를 넓였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점프 스케어로 관객들을 놀라게 해서 공포를 유발하지 않습니다. 공포가 피부로 스며드는 듯한 느린 속도의 심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애니의 어머니인 엘렌의 죽음 이후 혼란에 빠진 그레이엄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어딘가 기괴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곧 훨씬 더 어둡고 사악한 이야기로 변합니다. 악마나 빙의 등 초자연적인 요소와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가족들이 붕괴되는 모습을 그린 유전은 끔찍하고 파괴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가 왜 훌륭한 호러 영화인지 이 글에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가족 공포 이야기
영화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어머니 엘렌의 죽음 이후 이상한 일에 시달리는 애니 그레이엄(토니 콜렛) 가족을 보여줍니다. 엘렌이 가지고 있던 비밀은 점차 애니의 가족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애니와 남편 스티브, 자녀 피터와 찰리는 이 비밀 때문에 망가지게 되고 몇몇은 죽음을 맞이합니다. 딸인 찰리는 오빠 피터의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전봇대에 부딪혀 목이 잘려 사망합니다. 동생이 죽은 후 피터는 이상한 빛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동생이 내던 '똑'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딸의 죽음에 고통스러워하던 애니는 조앤이라는 이웃을 만나 위로를 받습니다. 조앤은 딸이 보고 싶다면 강령술로 불러내라며 강령술을 알려줍니다. 이에 조앤은 강령술을 시행하고 그 이후 사건은 더 심각해집니다. 알고 보니 강령술로 불러낸 것은 딸이 아니라 악마 파이몬이었습니다. 엘렌 가족은 영매 체질이었고 파이몬은 엘렌 가족의 가장 어린 남자아이에게 씌워지기로 약속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엘렌과 조앤은 파이몬을 숭배하는 집단의 일원이었고 애니가 어렸을 때부터 파이몬을 불러내려고 노력했던 것입니다. 이 영화는 유전이라는 핏줄이 어떻게 사람을 옥죄여오는지 보여주며 새로운 공포를 관객들에게 전합니다.
시각 효과
아리 애스터의 훌륭한 연출과 시각적 상징의 사용은 유전의 불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습니다. 영화는 미니어처 인형의 집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그레이엄 가족의 실제 집으로 서서히 변합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어쩌면 그레이엄 가족을 인형으로 삼아 놀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리고 이 가족이 겪는 일련의 사건들은 가족들이 통제할 수 없는 더 크고 악의적인 힘에 의해 생긴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아리 애스터는 구도를 세심하게 짜고 조명을 어둡게 썼습니다. 그리고 불안한 느낌을 만드는 음향 효과를 사용하여 지속적인 공포감을 만들어냅니다. 모든 장면이 의미가 없지 않고 모든 프레임이 소름 끼치는 불안감을 만들어냅니다. 이 영화에는 점프 스케어가 딱 한 번 등장합니다. 이렇듯 점프 스케어를 남발하지 않고 천천히 긴장감을 조성하여 관객들을 숨 막히게 합니다. 집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가족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그 결과 관객들은 시각적, 청각적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충격적 결말
유전은 후반부에 오컬트 호러 영화로 변합니다. 이로서 가족을 둘러싼 악마의 힘이 드러납니다. 애니가 어머니가 악마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에 연루된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이상하고 끔찍한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를 관객들과 애니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10대 아들 피터가 오컬트 의식의 표적이 되면서 충격적인 결말로 이어집니다. 유전의 결말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 이후의 일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불안하고 모호한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관객들은 자신이 본 것을 스스로 해석해야만 합니다. 이 대담한 이야기 선택은 관객들이 심리적으로 고통받게 하고 찜찜하게 하는 아리 애스터 감독의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이 가족이 엮여 있는 통제력이 상실된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많은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기분이 전혀 좋아지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결론
영화 유전은 전통적인 공포 영화를 뛰어넘었습니다. 악마와 빙의 같은 초자연적 공포를 가족의 이야기와 엮어 새로운 공포 영화의 장을 열었습니다. 특히 토니 콜렛이 불안하고 공포에 빠진 연기를 너무나 뛰어나게 해내어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공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데뷔작으로서 이 정도 기분 나쁜 오컬트 호러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은 그의 재능을 반증합니다. 아리 애스터 감독의 신작이 기대됩니다.